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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YWCA, “동아시와 안보와 평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저지 위해 연대 지속할 것”

  • 2023-07-14 15:44
  • ACROFAN=Newswire
  • newswire@acrofan.com
“동아시아 평화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해 연대를 강화해나가겠다” 제11회 한일YWCA협의회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동아시아 생명과 평화’를 주제로 한 이번 협의회에서 한국과 일본의 YWCA는 양국의 평화운동과 탈핵 활동 등을 공유한 뒤 연대 활동 계획을 수립하는 등 협의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을 결의했다.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과 후지타니 사토코(藤谷佐斗子) 일본YWCA 회장을 포함한 총 25명의 양국 활동가들이(한국YWCA 활동가 15명, 일본YWCA 활동가 10명) 이번 협의회에 참가했다.

제11회 한일YWCA협의회는 7월 7일~10일 나흘간 강원도 철원군 국경선평화학교와 서울 중구 한국YWCA연합회에서 진행됐다. 한국 정부가 ‘힘을 통한 평화 구축’을 주장하고 일본 정부가 평화 헌법 개헌 의지를 거듭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아시아 평화와 안보를 위한 활동, 해양방류 초읽기에 들어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개회사에서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정부는 YWCA 운동과 배치되며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며 협의회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및 동아시아 안보와 평화라는 첨예한 이슈를 논의하고 우리의 행동을 결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후지타니 사토코 일본YWCA 회장도 “우리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핵무기 및 원자력 에너지가 없는 세상을 위한 평화에 대한 연대와 행동을 약속해왔다”며 “평화의 관점에서 여성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YWCA, “사회통합, 남북교류 협력, 글로벌 연대 통한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일본YWCA, “일본이 다시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평화헌법 지킬 것”

협의회는 두 개의 주제 세션으로 진행됐다. 주제 세션1 ‘전쟁과 평화’는 7월 7일 철원에서, 주제 세션2 ‘생명과 평화’는 7월 9일 서울에서 열렸다.

‘전쟁과 평화’ 세션에서 첫 발제를 맡은 정지석 국경선평화학교 대표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정지선 대표는 발제를 통해 ▲시민평화행동계획 수립 및 실천 ▲평화교육운동 ▲평화메시지 운동 ▲시민평화문화캠페인 ▲국제시민연대 운동(동아시아 시민평화회의 정례화) 등 다섯 가지 평화운동을 제안했다. 전쟁의 원인을 사전에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제 회의, 문화운동, 교육운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쟁의 원인을 사전에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제 회의, 문화운동, 교육운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양국의 정세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평화 운동가들은 낙관적 역사관을 통해 비전을 향해 활동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히구치 사야카 일본YWCA 부회장은 일본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한 일본YWCA의 활동을 소개했다. 히구치 사야카 부회장은 “평화헌법은 무력행사 금지,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정 등 전세계인이 평화 가운데 생존할 권리를 이야기한다”며 “세계에 자랑할만한 평화의 규범이자 보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일본YWCA는 전쟁의 위험성과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근현대사 학습회’를 운영하고 핵을 부정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히로시마를 생각하는 여행’을 45년째 운영 중이고, 원폭 때 태어난 사람이 20살이 될 때까지 7,300일을 지원하는 ‘com730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센타이YWCA는 평화 헌법의 중요성을 시민들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게 ‘헌법 카페’도 마련한 바 있다. 히구치 사야카 부회장은 “일본 시민들이 동아시아와 일본 역사의 진실을 배우고 두 번 다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평화 헌법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최수산나 한국YWCA연합회 시민운동국 국장은 ‘WPS(여성·안보·평화) 그리고 한국YWCA 평화통일운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수산나 국장은 여성의 경험에 기인하고 여성의 대표성이 강화된 평화통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한반도 상황에서 여성,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배제하는 군사적 문화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고, 전쟁과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은 폭력과 약탈의 대상이 되기 쉽다. 최수산나 국장은 한국YWCA가 ▲사회 통합 ▲남북 교류 협력 ▲글로벌 연대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민족여성대회(1994), 길 위의 평화학교(2013), 한국YWCA 100주년 기념 국제여성평화 포럼(2022), 정전 70년 한반도 여성 평화를 논하다(2023), 2023 세계YWCA 결의문 작성 등 한국YWCA가 40여년간 진행한 다수의 평화통일운동이 소개됐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일본 정부의 프로파간다로 일본 시민들 심각성 인지 어려워

세션2 ‘생명과 평화’에서는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가 발제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점과 대응’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김혜정 대표는 “일본 정부는 원전 폐로를 30년 내에 끝내겠다고 하지만 언제 끝이 날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10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하며, 일본원자력학회는 3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염수 해양방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원전의 녹아내린 핵연료에 남아있는 스트론튬90, 플루토늄 등 오염수 방류계획으로 처리되는 것보다 1천배 이상 많은 고독성 방사성 핵종이 남아있기에 폐로 과정에서 더 독성이 강하고 많은 양의 오염수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정 대표는 계속해서 “IAEA는 1,070개 오염수 탱크 중 도쿄전력이 단 3개 탱크에서 떠준 샘플 3건 분석을 통해 시료채취와 대표 시료 방법론·분석방법이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3개 샘플 중에서도 보고서에 결과가 나온 건 1개에 불과하다. IAEA는 결국 1,070개 탱크에서 1개 탱크 결과를 놓고 적절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IAEA 사무총장이 한국에 와서 오염수를 마실 수 있고, 오염수에서 헤엄칠 수 있다고 발언하는 것에서 IAEA가 얼마나 정치적인 기관임을 보여준다”라고 질타했다.

일본YWCA 활동가들은 김혜정 대표의 발언 내용을 놓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심각한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은 언론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지 않는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에 관한) 여론조사에서도 찬반이 반반으로 나온다.” “후쿠시마산 식료품을 꺼려도 이를 입밖으로 꺼내는 건 쉽지 않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후지타니 사토코 회장은 “이는 일본 정부가 핵발전 및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프로파간다(정치적 선전)를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일YWCA "핵의 위협을 알리고 핵 폐기 활동을 지속하며, 정의를 위한 연대를 계속해나갈 것"

한국과 일본 YWCA 활동가들은 두 개의 세션을 마친 뒤 추후 양국의 연대 방향을 논의하는 협의세션 시간을 가졌다. 양국의 활동가들은 ▲핵발전 및 오염수에 관한 온라인 국제포럼 운영 ▲동아시아네트워크(청년 및 중장년) 구성 및 평화·생명에 관한 각국의 활동과 정보 교환 ▲(세계YWCA 창립기념일인) 4월 24일 세계YWCA평화행동의날로 지정 후 한일 공동 평화행동과 캠페인 전개 ▲한일 청년 평화교육과 관련한 프로그램 공동 개발 및 운영 등의 활동 계획을 수립했다. 한·일YWCA는 추후 논의를 통해 이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일YWCA협의회 참가자들은 7월 10일(월) 오전 10시 30분 서울 명동성당 앞 계단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저지 한일YWCA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것으로 협의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일YWCA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YWCA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함을 천명했다. 원영희 회장과 후지타니 사토코 회장은 공동성명서에서 “한국과 일본, 각자의 자리에서 생명을 살리는 여성으로 핵발전에 반대해온 한·일YWCA는 이러한 국가폭력에 저항하며 끝까지 목소리 낼 것을 결의한다. 핵발전의 피해로 고통 받는 여성, 어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는 이들을 포함하여 오염수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청년들과 함께 한다. 핵의 위협을 알리고 핵 폐기 활동을 지속하며, 정의를 위한 연대를 계속해나갈 것이다.”고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