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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작가의 맛집멋집] 전라북도와 전주시 문화예술 중흥의 산실 ‘팔복예술공장’

  • 2023-12-25 20:02
  • ACROFAN=류재용
  • jaeyong.ryu@acrofan.com
우리나라와 같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지역공동화라는 치명적인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는 형편에서 지역발전과 중흥을 도모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들이 수십 년 째 꾸준히 시도 중이다. 대표적으로 기업과 기관의 본부를 지역으로 이전시켜 먹고 살 꺼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있겠고, 그 다음으로 지역 고유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문화부흥 정책이 항상 꼭 뒤따른다. 전주의 ‘팔복예술공장’은 이러한 두 가지 흐름이 교차하는, 가장 한국적인 이슈가 다뤄지는 공간이다.

‘팔복예술공장’은 폐공장을 현대화해 문화공간으로 꾸민 곳으로, 본래 이곳은 노동운동의 역사가 서린 곳이다.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던 썬전자에서 있었던 1989년 3월 3일부터 1990년 4월 8일 간 407일 동안의 노동쟁의는 본관 1층 역사관에서 그 흔적을 되짚어 볼 수 있다. 또 버려지다시피 했던 공장을 지금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던 기록들 역시 같은 공간에서 접해 볼 수 있다.

지금은 전문문화재단 지휘 아래 ‘예술하는 곳’이라는 모토 아래,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지원,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지역공동체 지향, 상상력과 창의력을 배양하는 예술 놀이터 운영 등 세 가지 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션 수행을 위해 ‘꿈꾸는 예술터’와 ‘팔복예술대학’이 각각의 프로그램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입주작가를 지원하는 레지던시 서비스와 지역 내 예술 향유를 위한 각종 전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12월 말일까지는 ‘2023 탄소예술기획전 : 탄소와 예술; 연대와 확산’이라는 특별전이 열리기도 한다.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전화 : 063-211-0288
홈페이지 : https://palbokart.kr
영업시간 : 화~일 10:00 ~ 18:00(17:30 입장 마감) / 휴무 매주 월요일, 명절 당일

▲ 산업단지 시설 모습이 아직 남아 있는 터에, 지역예술 부흥을 위한 정책차원의 시설이 구축되었으니, 그 이름을 ‘팔복예술공장’이라 한다.

▲ 기존 건축물을 재료 삼아 최신 전시시설로 탈바꿈한 곳도 있고, 기능 재생을 한 곳도 있고, 조형물 정도로 꾸며진 곳도 있다. 봄~가을, 날씨 좋을 때에 인스타 스팟으로 봐도 될 그런 공간들이 그리 크지는 않은 가운데 한가득이다.

▲ 쏘렉스(舊 썬전자) 옛 기업역사와 지역역사를 맞물려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를 설명해주는 아카이브가 본관 1층에 공개되어 있다. 옛날 공장 출근부와 생산품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본관 자체도 보전된 구역이 있어 그곳에서 옛 산업화시절 흔적을 되새겨 볼 수 있게 해놨다.

▲ ‘2023 탄소예술기획전’은 전시관과 더불어 옥상까지 출품작들로 채워 놔 독특한 운치를 준다. 특히 ‘탄소’란 소재는 팔복예술공장이 과거 탄소산업의 최전선에 있었다는 점과 맞물려 본다면 더한 의미가 있는 기획전이다.

▲ 전시장과 같은 일정으로 운영되는 ‘카페써니’는 과거 존재했던 ‘썬전자’에서 이름을 따온 컨텐포러리 스타일 카페다. 전시 프로그램과 별개로 봐도, 독특한 디자인과 구성철학을 품고 있어서, 카페 그 자체만으로도 구경할 꺼리가 상당하다.